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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창업을 묻다-금정산성 문화체험촌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09-28 조회 2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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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기업 창업을 묻다

 

-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


 

올해 53. 금정산성 문화 지킴이 역할을 27년째 해오고 있는 차일찬 원장을 금정산 중턱 금성동에 자리한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에서 만났다. 본인이 좋아해서 하는 일이기도 하고, 문화가 융성하게 하려면 어린이들부터 우리 고유의 문화를 체험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생각에서 1990년 작은 공방으로 시작한 것이 체험마을의 출발이었다. 차 원장 본인의 말로는 "디지털 삶에 물렸다. 아날로그 삶을 살고 싶었다는 것이 금정산의 품으로 들어온 이유다.  

  

차 원장에게는 평생의 든든한 동반자가 있다. 바로 체험마을에서 도자기 강사로 일하면서 자신을 돕는 누이 차연희(51) 씨다. 오누이가 함께 운영하는 문화체험마을은 행정자치부와 부산시에 의해 2013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전국적으로 다양한 유형의 마을기업이 있지만 금정산성과 같은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종합프로그램을 갖춘 문화체험마을 형태로 운영되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

 

# 막걸리 빚기 현장체험

 

취재단이 찾아간 날은 마침 부산에 거주하는 일본인 30대 주부 10여명이 막걸리 빚기 체험을 하고 있었다. 차 원장의 설명과 안내에 따라 체험단은 산성에서 만든 전통 누룩을 절구에 찧어 고두밥과 함께 맨손으로 잘 섞은 뒤 맑은 산성물에 담가 각자의 통에 담아 보관하는 방법을 익혔다. 이런 상태로 햇볕이 드는 곳에 2~3일간 두었다가 거품이 생기기 시작하면 냉장 보관해서 열흘 정도 지난 뒤 밥알을 걸러내고 마실 수 있다고 한다.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 차일찬 원장이 부산에 거주하는 일본인 주부들을 대상으로 산성막걸리

         빚기 체험 수업을 하고 있다.


5세 된 아들을 데리고 체험에 참가한 칸키 히로코(부산 수영구) 씨는 일본 여행잡지에서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 소개 기사를 보고 흥미를 갖게 돼 단체로 참가신청을 했다금정산성 막걸리는 일본 막걸리에 비해 단맛이 적고 신맛이 강한 것이 인상적이었으며, 원장님으로부터 한국식 술자리 예절까지 배워 더욱 재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 경남 울산에서도 방문

 

일본인 주부들이 왁자지껄하게 막 걸러낸 막걸리 맛을 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이 있었다. 양산 학부모 진로센터에서 견학을 온 5명의 학부모들이다. 진로센터에서 봉사활동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문화체험마을이 양산 지역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체험활동 장소로 도움이 될 것 같아 부산까지 발걸음을 한 것이다. 이날 견학한 내용은 진로센터 홈페이지에 올려 문화체험을 원하는 단체에게 도움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이처럼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에는 부산은 물론 양산 김해 울산 등지에서도 찾아오는 이들이 적지 않다.

 


# 체험 외에 강습 프로그램까지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의 프로그램은 도자기, 염색, 전통음식, 전통놀이 등 다양하다. 천연염색 체험은 쑥, 감잎, 쪽 등 계절에 따른 천연 재료나 황토 등을 이용해 손수건이나 스카프에 염색한다. 전통음식 만들기는 김치와 두부, 술빵 등이며,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한 전통놀이체험은 윷놀이,줄넘기, 비석치기, 탈만들기 등이 있다.  청소년들은 주로 도자기 빚기 체험을 하고, 어른들은 염색과 막걸리 빚기 체험에 참가하는 비율이 높다. 특히 일본인 주부들처럼 외국인들은 막걸리 빚기 체험을 선호하는 편이다. 평일엔 학교, 복지관이나 대학생 및 교환유학생들이 단체로 많이 찾고,주말엔 젊은 학부모와 초등학생의 가족단위 체험단이 많다. (체험 문의 051-513-6848)

 

단일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마을기업이나 사회적기업은 적지 않지만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처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춘 마을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성인들의 경우 단순한 일회성 체험이 아니라 장기간 참여하는 이도 있다. 취재단이 방문한 날도 북구 모라동에 거주하는 49세 주부가 도자기 빚기 수업을 받고 있었다. 2회 수업에 참여하는데 집에서 체험마을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오고가는데만 4 시간가량이 걸린다. 그런데도 7년째 이런 수고를 마다하지 않는 것은 금정산 숲속에서 새소리를 들으며 도자기를 빚다보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기 때문이란다. 도자기 교실 강사인 차연희 씨는 취미로 도자기교실을 다니기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가게를 열어 본격적으로 나서는 분도 여럿 된다고 귀띔했다.

 


# 마을기업으로서의 전망

 

마을기업은 창업 후 일정기간 국비 지원을 받는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기업이기 때문에 수익성을 창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쉽지 않다. 차 원장은 마을기업 10개 중 절반이 창업 이후 짧은 기간에 문을 닫는다고 보면 된다마을기업에 지원되는  국비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고용을 창출하며 오래 살아남는 마을기업이 되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 역시 금정산성이라는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이라는 명분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수학여행 사고 등이 있으면 단체 방문객의 발길을 뚝 끊긴다.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 입구에 걸린 마을기업 팻말


마을기업에서 사회적기업으로 이동하게 되면 사업성이나 국비 지원 등에서 더 많은 이점이 있지만 일정 규모 이상의 종업원을 일정기간 채용해야 하는 등 요건이 까다로워 쉽지 않다. 그래서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 역시 현재로서는 차씨 오누이 외에는 상주 근로자가 없다. 다만 체험단의 방문이 몰리는 시기에는 마을 주민들을 파트타임으로 채용해 활용한다. 차 원장은 평소 산성마을의 할머니들을 대상으로 김치만들기나 막걸리 빚기, 염색 등을 교육해 오고 있기 때문에 인력 활용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산성마을의 고령자들로서도 간간이 돈벌이가 되니 체험촌과 산성마을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격이다.    

  차 원장은 간혹 마을기업 창업을 원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경험을 살려 강의도 한다. “청년층보다는 아무래도 창업의 필요성이 절실한 40, 50대를 대상으로 한다는 차 원장은 금정산성 문화체험마을과 같은 유형의 창업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도심에 그런 체험마을을 설립하면 접근성이나 수익성 측면에서 훨씬 나을 것이라고 권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물론 도심에 창업하려면 도심의 성격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도자기 체험 공방에 카페를 겸하는 식이다. 실제로 차 씨의 강의를 받은 뒤 도심에 도자기 체험 교실을 운영하는 한편으로 빚은 도자기를 판매하고 차와 다과도 곁들이는 형태로 개업을 한 이도 더러 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 차씨 남매가 체험마을의 문간에 서서 취재단을 배웅한다. 남매의 푸근한 얼굴이 금정산의 하늘을 닮았다.

고야재 기자yajae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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