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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시선으로 발상의 전환을
다림조경(주) 이경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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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18-02-23 조회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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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리한 시선으로 발상의 전환을


수평적 사고란 말을 들어보셨는지. 수직적 사고가 직선적이며 논리적 사고라면, 수평적 사고는 곡선적이며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자세를 뜻한다

수직적 사고에서는 정답이 정해져 있지만, 수평적 사고에는 정답이 없거나 다양하게 존재한다

그림 그리기에 정답이 있지 않듯이. 수직적 사고가 앞뒤로 나란히라면, 수평적 사고는 옆으로 나란히.

다시 말해 수평적 사고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살피는 개방된 자세다.

평생 나무만 보고 살아온 건삶인 이경훈(71) 다림조경주식회사 대표가 바로 그런 유형에 속한다

대다수 조경인들이 땅을 밀어놓고 어린 나무를 심은 뒤 수십 년을 기다리는 데 비해 이 대표는 단숨에 정원수를 확보하는 기발한 역발상으로 업계를 깜짝 놀라게 한 주인공이다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가지 않고 수평적 사고로 살펴본 결과다.

다림조경 이경훈 대표

조경업을 하려면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원수 농장이 있어야 한다. 물론 농장을 빌려서 할 수도 있지만 사업 안정성이 확 떨어진다. 온갖 노력을 기울여 나무를 심어놨는데 땅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그 엄청난 이식 비용을 어찌 감당하겠나. 그래서 이 대표도 22년 전 부산의 정관읍 두명리 산 일대를 헤매고 다닌 끝에 3만 여에 이르는 멋진 농원 적지를 예리한 시선으로 찾아냈다. 그는 애초부터 농장 부지를 평탄하게 고를 생각이 없었다.

아예 산 자체를 농장으로 사용할 생각이었죠.  다 큰 나무들도 다듬어 정원수로 탈바꿈시키면 어린나무가 클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도 벌수 있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가 아니겠습니까.”

발상의 전환! 가히 봉이 김선달식 사고가 아닐 수 없다.  산에 원래 있던 나무를 손봐서 비싼 값에 파는거나,

강물을 떠다 상품화하는 거나 다를 바 없으니까.  산에 우거진 가공하지 않은 원석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았기에 그는 성공의 디딤돌을 확보했던 것이다.  그의 다림농원성공 소식을 접한 조경인들은 벤치마킹하기에 여념이 없을 정도.



이 대표의 농원 이야기는 수평적 사고의 달인 고() 정주영 왕회장을 떠올리게 한다. 한국전쟁 중 그가 보여준 극적인 발상의 전환은 유명하다. 1952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아이젠하워가 극비리에 한국전선을 둘러보기 위해 방문했다. 그가 부산의 유엔군 묘지를 참배하겠다고 하자 미군에 난리가 났다. 을씨년하고 황량한 묘지 풍경을 바꾸기 위해 정 회장에게 “5일 안에 묘역 전체에 잔디를 입혀달라고 통사정했다. 그 엄동설한에 잔디를 어찌 구한단 말인가. 장고에 들어간 정 회장, 득의의 미소를 띠며 미군에 공사비 3배를 받는 조건으로 승낙했다. 그리고는 트럭 30대를 동원해 낙동강변 보리밭을 통째로 옮겨와 묘역에 심었다. 그는 유엔묘지의 핵심이 푸른 풍경이지, ‘잔디가 아님을 간파했던 것이다. 이 대표의 사고방식도 정 회장의 그것과 대동소이했고, 적중했다.

역발상의 혜택 때문인지 그는 별탈 없이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경북 경산 출신인 그는 1975년 부산으로 와 당시 성창그룹에 취직한다. 양묘장과 목장 관리직을 거쳐 1987년 동래 금강식물원장을 지내다 퇴직했다. 한동안 뭣을 할까 고민했던 그는 용하다는 역술원을 찾았다. “사주풀이를 하더니 나무와 관계되는 일을 해야 먹고 산다고 하더군요. 저도 나무와 꽃 다듬기를 좋아했던 터라 평생 몸담기로 마음을 먹었더랬습니다.” 그리고 연산동에서 꽃집을 시작한 그는 토곡에 있던 부산지방국세청 조경공사를 도맡아 하면서 상승세를 타게 된다. “그때만 해도 전문건설 면허를 따려면 상당한 포지를 갖춰야 했기에, 자격이 되는 업체에 시공참여하는 방식으로 공사를 했습니다.”

여기서 그는 담벼락의 멋진 담쟁이덩굴과 연못으로 명성을 얻으면서 청사 전체 공사를 담당했던 대우건설의 협력업체 조경공사를 대부분 따내 성장가도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리고 회사를 차려 시공한 첫 작품이 해운대 수영만 대우트럼프월드 조경공사였다.

그의 사업비결은 농원인 산에 자연상태로 잘 큰 나무들, 즉 원석을 잘 가공하는 데 있다. 농장을 만들 때부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단 하루도 빼먹지 않고 갔던 열의, 2금융권의 고리 사채를 써서라도 나무 단장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던 열정이 뒷받침되었기에 값비싼 정원수로 변신한 상품들이 찬란한 빛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거다.



그렇게 만들어진 보석들이 무려 1000 그루에 달한다. 여기에 땅까지 합하니 그의 재산은 날로 불어 ! !’ 소리가 날 밖에. 그는 지금도 피와 땀을 나무들에게 바치는 걸 주저하지 않는다. 매년 5월에 하는 전정 작업에만 무려 4000만 원을 들일 정도이니 더 말해 뭣하랴.

이 대표에게 인생철학을 묻자 근면 성실과 생명 존중을 들었다. 그는 차근차근 다가가는 걸 좋아한다.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타입이다.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 그런 욕심을 정성으로 정화시켜 나무 가꾸기에 전념한다. 그의 일년은 전정과 농약 치기, 그리고 퇴비 주기로 마감된다. “나무는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물과 영양분만 줘서는 안 됩니다. 애정을 듬뿍 쏟아야 해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나무의 가치는 천차만별이 됩니다. 그래서 나무 기르는 게 참으로 힘들죠. 하지만 그 결과는 너무나 감미롭습니다. 농원을 하면서 고진감래(苦盡甘來)의 진정한 의미를 체득했거든요.” 그는 거듭 당부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기에 정직하게, 그리고 원칙을 중시하라고, 얼렁뚱땅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생명존중! 가슴이 먹먹해지는 멋진 말이다.  


이순 최원열 기자choiwonyeo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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