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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걷기는 마음챙김이다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07-12 조회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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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는 마음챙김이다>



요즘 주위를 돌아보면 젊은은퇴자들을 얼마든지 만날 수 있다. 그만큼 길잃은베이비부머들이 많다. 한국전쟁 이후 나라가 안정기에 들어선 시기에 태어난 이들을 가리키는 베이비부머 세대. 이 계층에 속하는 이가 무려 700만 명을 훌쩍 넘는다. 이들을 신문 제목으로 뽑으라면? 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한강의 기적을 이룬 주역들, 황혼의 빈곤에 고개를 떨구다’.

한강의 기적을 이루기 위한 베이비부머들의 노력은 가히 필사적이었다. 콩나물 교실에 시달렸고, 각종 입시 전쟁의 희생양이었으며, 산업화와 민주화의 주축이자 피해자였다. 그리고 새천년 이후 소위 토사구팽(兔死狗烹)’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사오정’, ‘오륙도등 온갖 불명예를 뒤집어쓴 채. 그리하여 이 땅의 베이비부머 세대는 심각한 화병에 걸렸다.

평균 53세란 팔팔한나이에 은퇴해 81살이 넘도록 어떡하든 살아가야 한다. 28년 이상을 쥐꼬리만한 국민연금과 퇴직금으로 버텨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집 건너 치킨집이 생겨나는 현상은 베이비부머들의 처절한 몸부림과 눈물의 흔적에 다름 아니다.

저출산과 고령화 사이에 이들의 고통과 설움, 그 깊은 스트레스가 화병을 불러일으키지 않을 도리가 없다. 그런다고 당장 해법이 보이는 게 아니다. 인생 2막을 위한 그럴듯한 직장을 찾을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병은 점점 깊어 가고. 아무리 가슴을 쳐봐야 화통은 풀리지 않는다.

길 잃고 헤매는 베이비부머들이여! 길을 찾으려면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한다. 걸어야 한다는 얘기다. 세상의 현자들은 삶에 대한 희망과 건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해법으로 걷기를 권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도대체 걷기에 어떤 매력이 있기에? 무엇보다 공짜로 건강의 보약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냥 앞으로 나아가면서 땅의 기운을 마음껏 들이키면 끝. 심폐기능 향상이나, 대사증후군 완화, 골다공증 예방 등등 수많은 효과를 선물해준다. 화병 풀이로 이만한 약이 없다.


            


건강 지킴이로서 걷기는 확실한 지위를 갖는다. 하지만 그 뿐일까. 걷기는 미래의 희망을 영글게 하고 용기를 주는 마음의 철학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걷기는 운동, 그 이상의 영약이다.

초인의 철학자 니체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나는 손만 가지고 쓰는 것이 아니다. 내 발도 항상 한몫을 하고 싶어 한다. 때로는 들판을 건너, 때로는 종이 위에서.” ‘걷기 예찬을 쓴 다비드 르 브르통은 세계를 느끼는 관능에의 초대라는 멋진 말로 압축했다. 이게 무슨 뜻인가.

쏜살같이 달리는 차를 타지 않고 터벅터벅 걸음으로써 느리고 단순한 삶을 경험한다. 이로써 우리는 시간의 노예에서 주인으로 올라선다. 시간은 나의 결정에 따라 흐른다. 걸음을 멈춰 그늘을 주는 나뭇잎을 살펴보라. 이름 모를 들꽃을 찬찬히 들여다보라. 그 순간 세상은 새로운 관능을 연출한다. 우리는 탄성을 뿜어낸다. “! 이런 걸 왜 못 봤지?” 바로 이거다. 많이 걷는 것만큼 관찰할 수 있고, 그 관찰은 또 다른 상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시간의 노예라는 사슬에서 벗어났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혜택이자, 마음의 행복이다.

그런 점에서 길은 도()이며, 걷기는 도닦기라 해도 무방하겠다. 도닦기는 달리 말하면 마음챙김이다. 나 자신의 마음 내부를 깊게 들여다보고 자기를 탐구하여 스스로를 이해하기 위한 마음수련을 뜻한다. 그것은 단순히 마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 존재 전체와 관련된다. 이해하기 힘들면 몰입을 떠올려보라. 오직 하고 있는 일에 그 상태로 열중하는 것. 무엇을 하고 있는지조차 잊는 것. 마음챙김과 같은 맥락이다.

왜 마음챙김이 소중할까. 바로 지금 이 순간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이다. 생각해보자. 우리는 지금보다 미래를 더 많이 생각하지 않는가? 내일에 초점을 맞추며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그들은 내일이 오면 또 그 다음날을 계획하며 산다. 인생은 리허설이 아니다. 순간의 선택이 그만큼 소중하다. 마음챙김은 우리에게 소중한 메시지를 던진다. 경외감과 경탄의 감정을 키우고 지금 즐기라고. 마치 영화를 보듯 호기심을 가지고 자신을 살펴보라고. 대문호 톨스토이가 말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당신 앞에 있는 사람이다.” 그렇다. ‘카르페 디엠!’ 바로 지금을 직시하라!

사람은 누구나 성장통(growing pains)이 있듯이, 늙어가는 아픔(aging pains)도 있다. 마음챙김은 마음의 통증을 치유해준다. 마음을 챙기면서 뜻밖의 효과를 얻는 것은 덤이다. 악성 베토벤이 산책을 하면서 불후의 명곡인 교향곡 6전원의 영감을 얻었다는 점을 기억하자.

미국에서는 기업들이 마음챙김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것으로 인해 창의성이 솟아나고 일을 훨씬 더 잘하게 되더라는 거다. 여러분도 걸으면서 마음챙김을 해보라! 삶을 힘차게 살아갈 새로운 아이디어가 벼락치듯 뇌리를 때릴 지 모를 일이다. 기억하자. 많이 걷지 않아도 됨을. 급히 걷지 않아도 됨을. ‘혼보(혼자서 걷는 것)’하면 더욱 좋음을. 어떻게 걸어야 할지 염려하지 말고, 왜 걸어야 하는 지를 염두에 두자.

<주정화 최원열 최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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