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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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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들이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9-10-28 조회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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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나들이



 들녘에 코스모스가 하늘거리고 멀리 알록달록 물든 산줄기를 타고 흐르는 강가 산책길에는 하얀 억새로 뒤덮여 장관을 이루니 웬지 맘이 뒤숭숭해진다. 나이 탓일까? 
베이비부머 세대로 이제는 젊은 세대를 벗어나 노인으로 접어들고 있으니 괜히 센티멘탈 해지는 모양이다. 해마다 반복되어 찾아오는 10월이고 가을이건만 올해는 유난히도 별난 짓을 해대려고 하는 것 같다.



10월 이맘 때 쯤 이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고 즐겨 부르는 노래가 있어 방송매체를 통해 자주 듣게 된다. 내게는 특별한 의미도 없건만 심금을 자극하는 음악이 되고 있다.
바리톤 김동규 씨의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란 곡이다.


“눈을 뜨기 힘든 가을보다 높은 저 하늘이 기분 좋아
휴일 아침이면 나를 깨운 전화 오늘은 어디서 무얼 할까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가끔 두려워져 지난 밤 꿈처럼 사라질까 기도해
매일 너를 보고 너의 손을 잡고 내 곁에 있는 너를 확인해
창밖에 앉은 바람 한 점에도 사랑은 가득한 걸
널 만난 세상 더는 소원 없어 바램은 죄가 될테니까
살아가는 이유 꿈을 꾸는 이유 모두가 너라는 걸
네가 있는 세상 살아가는 동안 더 좋은 것은 없을거야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가만히 듣고 있자니 무심결에 가을하늘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게 만든다. 청춘을 넘어선 나이지만 어떻게 노랫말 같은 의미 있는 멋진 10월을 만들어 볼 수 있지 않겠나 하는 푼수 같은 마음에 노을 지는 강변을 찾아 나섰다.



 어느 유명한 정치인께서 노년에 ‘지는 해’라는 비판을 받자 “지기 전에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는 어록으로 세간에 널리 풍자가 됐던 것이 떠올라 노을이 보고 싶어지는 충동이 더 거세게 일지 않았나 싶다.
10월의 멋진 낭만도 서산을 물들일 만한 인품도 없는 한낱 해변의 모래알 같은 인생이요, 가족봉양과 밥벌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보지 못하고 지나온 청춘이라 노인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쓸데없는 것에  미련을 두고 의미를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쑥스러워 남몰래 나서야만 했다.

하지만 마냥 쓸모없는 짓은 아니었다. 비록 청춘도 아니고 훌륭한 이력자도 아니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은 노소와 귀천을 가리지 않고 반겨 맞아주었다. 서산을 물들이는 것도 강변의 낭만도 다 자연이 알아서 나누어 주기에 인생은 그저 자연의 품에 묻혀 가만히 바라보기만 하면 되니 얼마나 좋은가!


 ‘우리는 늙어가는 것이 아니라 익어가는 것’이라는 노래도 있듯이 익어가는 가을을 맞는 베이비부머 세대들에게 가을 나들이를 권해 봅니다. 직접은 아니더라도 서산을 물들이고 가을의 낭만을 만들어 주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이 너무도 즐겁고 아름다워 함께 공유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호젓이 혼자 나서는 나들이도 좋겠지만 ‘보약 같은 친구’와 정답게 떠나 보면 더욱 좋지 않을까요!




 조희제 <ccgyung@g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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