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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밥퍼나눔공동체 취재활동

고객 소리함 게시판 읽기
작성일 2017-07-19 조회 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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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끼의 식판에 담긴 그득한 사랑
-부산밥퍼나눔공동체의 부산진역 무료급식 현장


금요일인 지난 14일 (사)밥퍼나눔공동체가 실시하는 부산진역 무료급식 현장을 다녀왔다. 점심 배식은 낮 12시부터이지만 부산광역시 장노년일자리지원센터 소속 취재단은 조금 빠른 10시30분에 부산진역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의 나무 그늘에는 이미 50명도



넘는 이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밥퍼나눔공동체는 오늘 점심으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300인분을 준비했다. 보통 밥 300인분을 준비하면서도 혹시 모자랄 경우에 대비해 빵을 추가로 준비한다. 공동체의 담당자는 “오늘은 한여름을 맞아 적지 않은 분들이 점심으로 삼계탕을 무료 제공하는 다른 급식 장소로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있어 준비한 밥과 반찬이 많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작 식사가 시작되자 이 같은 예상이 빗나갔다. 200석 규모의 식당이 두 차례 가동될 정도로 평소와 다름없었다. 
공동체는 매주 목, 금요일 점심은 부산진역 광장에서, 토요일 점심은 부산시청 광장에서 무료급식을 한다. 메뉴는 목요일은 감자탕, 금요일은 잡곡밥과 국, 3찬이다. 이날은 잡곡밥과 어묵국에 무생채, 콩나물무침, 감자볶음이 제공됐다.
밥퍼나눔공동체가 14년째 무료급식 활동을 이어올 수 있는 것은 1000명에 이르는 정기후원자들과 매회 수십~수백명에 이르는 자원봉사자들이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후원회비는 개인은 월 1만 원 이상이며, 가족회원은 3만 원 이상이다. 개인회원 중에는 매달 60만 원씩 꼬박꼬박 내는 이도 있다. 신분을 알 수 있느냐고 묻자 공동체 손규호 본부장은 “이름을 말하면 시민 누구나 알만한 분”이라면서 “본인이 익명을 고수한다”고 설명했다. 물론 돈이 아니라 빵이나 식재료 같은 물품으로 후원하는 이도 꽤 있다.



이날은 단체 자원봉사로는 현대해상서비스의 20~30대 남녀 직원 10명과 무지개자원봉사단 단원들이 참여했다. 현대해상서비스 직원들은 배식을, 무지개자원봉사단원들을 설거지를 각각 맡았다. 또 개인 자원봉사자들은 식판에 밥과 반찬을 받아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기다리는 급식자들에게 전달하는 일을 했다. 
‘현대해상서비스’ 직원들은 회사 로고가 박힌 조끼를 입고 배식에 참여했는데 인터뷰는 물론 봉사활동 장면을 사진찍는 것조차 거부해 취지를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는 무지개자원봉사단원들도 마찬가지였다.
배식에 참여한 현대해상서비스 남자 직원은 어렵게 입을 열어 “회사 전 직원이 돌아가면서 금요일마다 부산진역에서 무료급식 자원봉사에 참여하는데 회사 규모가 커 참여직원이 많다보니 일년에 두서너번 나오게 된다”고 했다. 
취재단 소속 기자들도 간단한 취재를 마치고 일손돕기에 나섰다. 식판을 식당으로 나르기도 하고, 설거지를 돕기도 했다. 원래 자원봉사는 전날까지 참여신청을 받아 밥퍼나눔공동체의 담당자가 적재적소에 배치를 한다. 그래서 취재단 소속 기자들처럼 즉석에서 참여할 경우 자칫 잘 짜여진 자원봉사활동의 틀을 깨트려 도리어 일을 방해할 우려도 있다. 특히 설거지의 경우 업무 분담이 확실히 되어 있어 끼어들기가 무척 조심스러웠다.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외곽에서 간단히 돕는 정도였다. 
부산진역 광장의 무료급식소에서는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7회 21끼의 식사 제공에 참여하는 단체는 밥퍼공동체 외에도 수영로교회 두촛대교회 호산나교회와 같은 종교단체, 살렘회복센터 사랑나라 광장밥상공동체 가나안공동체 우리나눔봉사단 신빈회와 같은 봉사단체, 더소나무 사회적기업과 창성웰라이트(주)와 같은 기업체까지 고루 들어있다. 이들이 부산시무료급식단체협의회를 만들어 활동한다. 이들 단체와 후원자, 자원봉사자들과 같이 아름다운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사는 우리 부산이 너무도 자랑스럽다.  
- 이순 김영수 조희제 기자



(사)밥퍼나눔공동체 손규호 본부장 인터뷰


“많이 나아졌지만 지금도 매끼 무료급식 비용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픕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돈이 필요하면 반드시 어디선가 생깁니다.”
14일 낮 부산진역 무료급식 현장에서 만난 (사)밥퍼나눔공동체 손규호 본부장은 1000명의 후원자들과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있기 때문에 14년째 무료급식 활동을 이어올 수 있다면서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부터 전했다.



한때는 비용 문제로 너무 고민하다보니 원형탈모증까지 생겼다는 손 본부장은 평소 멘토처럼 따르던 한 명상가의 조언을 듣고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무료급식은 손 선생이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늘이 하고, 손 선생은 심부름만 한다고 생각하라”는 것이 그 멘토의 조언이었다. 그러자 마음이 편안해지면서 돈 걱정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많아서 걱정일 때도 있다고 했다. “일회성 봉사자나 진정성이 부족한 봉사자 때문에 진성 봉사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자원봉사자 중에서 중고생과 대학생 등 학생층 봉사자가 적은 것에 대해서도 희비가 엇갈린다고 했다. “무료급식 활동의 경우 학생봉사자들은 실질적 도움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교육적 차원에서는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학생이 포함된 가족단위 봉사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손 본부장은 수많은 자원봉사자나 후원자 중에서 부산진역 무료급식소 인근인 동구 수정동에 거주하던 시한부 여성 암환자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건강도 좋지 않은데다 본인 자신이 기초생활수급자이면서도 세상을 뜨기 전에 좋은 일을 하고 싶다며 몇 차례에 걸쳐 자신의 전 재산이다시피 한 10만여원씩을 우리 단체에 기부하셨다.”



또 무료급식을 받던 남자분이 중국집에 취직한 뒤 조금이나마 보답하고 싶다며 없는 시간을 쪼개 무료급식 자원봉사를 오는 모습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손 본부장은 아내 역시 사회복지사 1급 자격자로 복지시설에서 종사하고 있어 부부가 같은 길을 걸어가는 셈이다. 
“2004년 8월 23일 부산역 광장에서 첫 급식을 시작했다”며 날짜까지 기억하고 있는 손 본부장은 향후의 목표에 대해 무엇보다 무료급식 시설이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곤층에게는 하루 1끼 식사가 심각한 문제다. 1끼를 위해 장시간 걸어가는 삶은 안 된다”고 말하는 손 본부장은 “가까운 거리에 무료급식소가 들어서야 하며, 그런 무료급식소는 아이들에게도 좋은 교육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김찬석 기자 chan357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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